ABOUT ME

-

Today
-
Yesterday
-
Total
-
  •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 2
    문학,사랑 2026. 10. 3. 23:05

   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 2

     

     

   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 2

    ​

    할머니는

    할아버지와 50회 결혼기념일에는

    함께 온천이라도 다녀오자는

    약속을 한 그날이

   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

    ​

    구겨진 살림에

    엄두도 못 낼 거란 걸 알기에

    작은 선물이라도 건네볼까  합니다

    ​

    ​

    안장에

    구멍 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

    할아버지가 마음이 아프셨는지

    새 안장을 사와서 방안에 감춰두고선

    ​

    저 멀리 신작로를 따라

    볏짚을 밀어 넣은 안장에 앉아 올

    할아버지를 내려다보고 있던 할머니의 눈에

    ​

    바람에 흔들거리며

    1리가 100 리 같은 걸음으로

    걸어오시는 할아버지가

   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을 보고는

    ​

    “영감.

    자전거는 어쩼슈?“

    ​

    “나처럼 늙어가지고

    영 쓸모가 없어져 버렸지 뭐야

    그래서 고물상에다 줘버렸어“

    ​

    어릴 적

    자식들 태워 가며

    40년을 함께했던 수족 같은 자전거를 주고

    쓸쓸히 걸어왔을 할아버지를 생각하며

    눈물이 맺혀있던 할머니에게

    ​

    “임자...

    이것 받아 선물이야“

    ​

    “그게 뭐여요?"

    ​

    "뭐긴 뭐여 임자 비녀지“

    ​

    할머니가

    시집올 때 해 온 비녀 대신

    숟가락을

    꽂고 다니는 게 마음이 아프셨는지

    할아버지는 고물상에 자전거를 팔아

    대신 할머니 비녀를 사 오신 것이었습니다

    ​

    ​

    고장이 나서가 아니라

    이 비녀를 사주고 싶어 그런거란 걸

    알게 된 할머니는

    멈춰 세웠던 눈물을 밭고랑 같은 두 볼 사이로

   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

    ​

    ​

    다음 날

    노랗게 물든 논두렁을 따라

    할머니는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데요

    ​

    “아이큐..

    저깄네! 저깄어”

    ​

    반가운듯

    고물상 귀퉁이에 세워져 있는

    자전거를 보고 걸어 들어 간 할머니가

    얼마 뒤

    할아버지의 자전거와 함께

    걸어나오고 있었습니다

    ​

    ​

    ​

    ​

    밭에 나가 일하고 들어 온

    할아버지를 보고 다시 만나 반갑다며

   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자전거를 본

    할아버지는

    ​

    “임자……. 이건?”

    ​

    “그래요 ..

    영감 수족과 같은 자전거에요“”

    ​

    할아버지는

    냉큼 할머니에게 다가가

    머리 뒤 비녀를 확인해 보고선

   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.

    ​

    “영감...

    오늘 드라이브나 한번 합시다“

    ​

    “그려  타..”

    ​

    노랗게 익어가는 논을 가로질러

    행복이 그려져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

    할머니의 머리 뒤에는

    ​

    예쁜 비녀가...

    ​

    자전거 위에는

    새 안장이...

    ​

    서로에게

   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한

    노부부와 함께 달려가고 있을 때

    ​

    쉬 넘어가기 싫어 하늘에다

    빨간 물감 칠을 하고 있는 저 태양은

    ​알고 있습니다

    ​

    ​

    “마음씨 넉넉한

    고물상 아저씨의 고마움을요“

    ​

    ​

    ​

    ​

    ​

    펴냄/노자규의 골목 이야기

     

    '문학,사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    판사님 전상서  (0) 2026.09.27
    너는 내 운명  (0) 2026.09.20
    며느리밥풀 꽃​  (0) 2026.09.17
    타인 은행  (0) 2026.09.12
    버스 정류장  (1) 2026.09.08
Designed by Tistory.